여자배구의 아름다운 패배

【청주일보】 안창현 = 한국 여자배구팀이 지난 8일 오전에 열린 2020도쿄올림픽 동메달 결정전(3, 4위전)에서 세르비아에 세트스코어 0:3으로 패했지만, 그들은 우리 국민에게 아름다운 패배를 보여주었다.

이날 폐막하는 2020도쿄올림픽에서 가장 돋보인 우리나라 대표팀은 양궁이나 펜싱보다도 단연 여자배구팀이라 할 수 있다.

비인기종목의 설움을 딛고 열악한 상태에서 국민의 관심조차 제대로 받지 못한 그들이었지만 한 경기 한 경기가 마지막 경기라는 각오로 온몸을 던지는 투혼을 보여주며 신체조건이나 기량이 한 수 위인 세계적인 배구 강국들 틈에서 4강까지 올라간 것은 오직 정신력의 결과라 할 수 있다.

선수 출신이 아닌 이탈리아 출신의 스테파노 라바리니 감독의 지휘하에 김연경을 중심으로 김수지, 김희진, 박은진, 박정아, 안혜진, 양효진, 염혜선, 오지영, 이소영, 정지윤, 표승주 등 대한민국 여자배구 대표단은 진정한 영웅이다.

세계랭킹 14위에 불과한 한국 여자배구팀은 이번 올림픽에서 강한 정신력과 투혼을 바탕으로 세계 5위인 일본과 4위인 터키를 연파하며 준결승에 진출하는 기염을 토했다.

전 국민적인 관심을 받으며 금메달 자만심에 빠져 동메달 결정전에서도 무기력하게 패한 야구 대표팀과는 확연히 구별된다.

한국 여자배구단의 매 경기 최선을 다하는 정신력과 자세는 패하고도 국민의 칭송을 들을 자격이 있고 온 국민이 박수를 보내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번 경기를 대표팀에서의 마지막 경기라고 말한 김연경 선수의 투혼에도 국민은 찬사를 보내며 큰 희망을 품게 되었다.

앞으로 대한민국 배구가 비인기종목의 설움을 털고 제2, 제3의 김연경을 많이 배출해 언젠가는 세계 최강의 팀으로 거듭나길 바란다.

바로 그 길은 저절로 되는 것이 아니라, 배구에 대한 국민의 지속적인 관심과 응원, 협회의 과감한 투자와 공정한 선수 발굴 등이 뒷받침되어야 할 것이다.

코로나19와 무더위에 지치고 힘든 국민에게 올림픽에서 시원하게 꿈과 희망을 선물한 대한민국 여자배구 선수단을 국민과 함께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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