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난 제집에 부채질하는 정신 나간 국민의힘 충북도당

【청주일보】 안창현

안창현
안창현

 

=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에서 5년 동안 활동하면서 본인과 동생, 아들이 대주주로 있는 건설회사가 피감기관인 국토교통부와 산하기관에서 1천억 원이 넘는 공사 수주와 신기술사용료를 받은 의혹(본보 2021년 9월 18일 자 안창현의 시선 칼럼 참조), 골프장 투자와 관련해 건설공제조합에 손해를 끼친 혐의 등으로 검찰 수사선상에 올라 국민의힘을 탈당했던 건설업자 출신 3선 국회의원인 박덕흠 의원(충북 보은·옥천·영동·괴산)이 복당했다고 국민의힘 충북도당(위원장 정우택)이 4일 밝혔습니다.

지금 국민의힘은 윤석열 대통령 후보의 소위 1일 1망언, 그를 둘러싸고 있는 일명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들과 이준석 당 대표 간의 극심한 갈등으로 내홍을 겪으며 지지율이 급락하며 후보가 이틀간 활동을 전면 중단하고 선대위 해체와 재구성, 지지율 제고를 위한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는 가운데 충북도당은 피감기관 관급공사 특혜 수주 의혹으로 수사선상에 올라 자진 탈당한 박덕흠 의원을 ‘구렁이 담 넘어가듯’ 슬그머니 복당시켜 불난 제집에 기름을 붓고 부채질하는 격이 됐습니다.

그들이 말하는 복당의 변도 가관입니다.

정부가 최근 국민 대통합을 이유로 대규모 사면, 복권을 결정했고 국민의힘 중앙당 차원에서도 지난해 7월부터 대통합 차원에서 해당 행위자 등을 수용한 점, 박덕흠 의원이 당에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 스스로 탈당한 점 등을 고려했다는 겁니다.

그런 논리라면 현행범이든 수사나 재판이 진행 중인 사람이든 모두 국민 대통합 차원에서 수사나 재판도 하지 말고 사면해 줘야 한다는 말과 뭐가 다를까요?

민주당 선대위 복기왕 대변인이 “탈당해서 진실을 밝히겠다던 박덕흠 의원을 둘러싼 혐의는 전혀 해소되지 않았다.”라며 “국민의힘은 그동안 논란이 된 인사들을 꼬리 자르기하고 잠잠해지면 슬그머니 복당시키는 행태를 반복해 왔다.”라고 비판한 것은 둘째치더라도, 전 국민적인 반감과 논란의 중심에 있는 인물을 복당시켜서 당과 후보에게 과연 어떤 이익이 있는 것일까요?

복당한 당사자의 후안무치함은 둘째치고 권력을 이용해 돈벌이한 의혹을 사 국민적인 반감을 산 사람을 당이 쑥대밭이 된 시점에 복당시킨 정우택 도당위원장의 정신 상태도 정상으로 보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윤석열 후보는 민주당 이재명 후보와 하루하루 피 말리는 경쟁을 하는 와중에 국민의 여론과 감정은 아예 무시하는 듯한 이번 복당 사태는 팽팽한 줄다리기 국면에서 줄을 놓아버리고 승리를 헌납하는 행위와 다름없습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박빙이지만 줄곧 여론조사에서 이재명 후보를 앞서가던 윤석열 후보가 올해 들어 오차범위 밖으로 밀리는 데도 일리는 있습니다.

기득권 금수저 정당, 꼰대 정당, 구태 정당으로 대변되는 국민의힘이 제 버릇 남 못 주고 본색을 드러내면서 국민의 심판이 다가오고 있는 것이지요.

정우택 도당위원장은 충북에서 태어나지도 않았고 아무런 학연도 없어 사실 충북과는 아무런 관련도 없지만, 진천 출신인 아버지의 후광만으로 이제까지 충북에서 국회의원 4선에 충북도지사, 장관까지 해 먹으며 소로 치면 껍질부터 뼈다귀까지 몽땅 우릴 대로 우려먹은 구태의 전설적이고 입지전적인 본보기 인물로 이번에 복당한 박덕흠 의원과 다를 바 없는 그야말로 기득권의 전형으로 ‘도긴개긴’이라 할 수 있습니다.

충청북도는 대통령선거 때마다 전 국민의 표심을 보여주는 바로미터였습니다.

그런 면에서 이번 국민의힘 충북도당의 박덕흠 의원 복당은 제정신을 가진 사람이라면 도저히 상상도 할 수 없는 얼빠진 짓이지요.

결국 50%가 넘는 국민이 여론조사에서 정권교체를 원한다고 하지만, 이런 상태라면 국민이 원하는 정권교체를 이룰 준비도 되어 있지 않고, 잘 차려진 밥상을 걷어찬 정신 나간 충북의 야당 탓에 민주당의 20년 집권이 가시화할지도 모릅니다. 

국민의힘은 하루빨리 속전속결로 후보 측과 당 대표 측의 내홍을 종식해 전열을 가다듬은 후, 충북도당의 정신 나간 행태도 재빨리 원상복구 하지 않으면 개미굴 하나 때문에 거대한 성채가 무너지는 장면을 분명히 보게 될 것입니다.

이번 3.9 대통령선거는 어떤 후보와 정당이 국가와 국민을 위해 진정성을 갖고 혁신과 개혁을 할 것인지로 판가름 나게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런 면에서 어떤 후보가 기득권을 지키고 자신의 안위만을 생각하는 구시대의 인물들을 과감하게 도려내고 구시대의 잘못된 시스템을 혁파하는가에 달려 있다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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