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생활건강, 가습기살균제 성분 아기 물티슈 이미 99.8% 사용

【청주일보】 안창현 = 

‘고객의 아름다움과 꿈을 실현하는 최고의 생활문화 기업을 추구’한다는 대기업 LG생활건강(대표이사 차석용)이 생산·판매한 아기 물티슈에서 지난 2011년부터 지금까지도 온 나라를 공포에 휩싸이게 한 가습기살균제 성분인 MIT(메칠이소치아졸리논)/CMIT(메칠클로로이소치아졸리논)가 검출돼 충격을 주고 있다.

LG생활건강이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제출한 회수종료신고서에 따르면, 가습기살균제 성분이 포함된 아기 물티슈를 2021년 약 7만 6,000개 생산했고 이 가운데 99.8%를 소비자가 이미 사용한 반면, 회수된 제품 수는 161개밖에 되지 않았다. 해당 원단으로 생산된 제품 수의 약 0.2% 수준인 것으로 드러났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인재근 의원(더불어민주당, 서울 도봉구갑)에 따르면, 2022년 7월 4일 경상북도보건환경연구원이 식품의약품안전처에 LG생활건강 물티슈에서 MIT/CMIT 성분 검출 사실을 알리기 전까지 식약처와 LG생활건강은 해당 사실조차도 파악하고 있지 못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LG생활건강의 ‘늑장 공표 문제’에 대한 비판도 제기됐다.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제품 회수 공표 명령을 받은 업체는 즉시 해당 내용을 홈페이지와 일간지 등을 통해 소비자에게 알려야 하지만, LG생활건강은 홈페이지에는 48시간 만에, 일간지에는 96시간 후에나 판매 중지 사실을 공표해 안일하고 무책임한 대처도 도마에 올랐다.

또한, LG생활건강은 이미 판매된 소비자사용량을 제외한 판매업자 보유량인 395개의 제품에 대한 회수계획을 식약처에 보고했으나 절반에도 미치지 않는 161개의 제품만을 회수했고 심지어 161개의 제품 회수 건수 중 소비자가 신고해 회수한 것은 1개의 제품에 그친 것으로 나타나 저조한 회수량의 원인이 ‘늑장 공표’가 아니냐는 논란도 불거지고 있다.

인재근 의원은 “감독기관인 식약처는 인지하지도 못하고 있었고 생산업체인 LG생활건강은 감추기 급급했다”라고 지적하며, “정부 당국은 소비자들이 믿고 쓰는 대기업 제품에 대한 더욱 엄격한 관리체계와 처벌기준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가습기살균제 사건은 가습기의 분무액에 포함된 가습기살균제를 사용한 사람들이 사망하거나 폐 질환과 함께 폐 이외 질환과 전신질환에 걸린 사건으로 2020년 7월 17일 기준, ‘사회적참사 특별조사위원회’ 집계에 의하면, 환경부에 피해를 신고한 사람은 6,817명이며, 그중 사망자가 1,553명이고 파악되지 않은 사망피해자는 1만 4,000명으로 추산되며, 건강피해경험자는 67만 명에 달할 것으로 알려졌고 엄청난 인명피해를 기록한 이 사건은 아직도 진행 중이다.

지난 2011년 11월 11일 가습기살균제 6종이 회수됐는데, 가습기살균제의 살균제 성분은 주로 ‘폴리헥사메틸렌 구아니딘(polyhexamethylene guanidine: PHMG)’과 ‘염화 올리고-(혹은 2-)에톡시에틸 구아니딘(Oligo-(2-)ethoxyethyl guanidine chloride: PGH)’, ‘메틸클로로이소치아졸리논(Methylchloroisothiazolinone: MIT: CMIT)’ 등이 있다. 

당시 인체에 유해한 가습기살균제 성분으로 회수된 제품은 PHMG 계열 제품에 옥시싹싹(옥시레킷벤키저), 와이즐렉(롯데마트), 홈플러스(홈플러스)가 있고, PGH 계열에는 세퓨(버터플라이이펙트), 그리고 MCIT 계열에는 애경가습기메이트(애경), 이플러스(이마트) 등이 있다.

LG생활건강은 홈페이를 통해 “당사는 최근 발생한 베비언스 물티슈 제품 문제로 소비자 분들께 심려를 끼쳐드린 점에 대해 머리 숙여 사과 드린다”라며 “LG생활건강은 소비자들의 선택과 신뢰에 보답하는 마음으로 안전한 제품을 판매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금번 물티슈 관련 문제가 발생하게 된 것에 다시 한번 송구스럽게 생각하며, 이번 일을 당사의 제품 안전관리 전 과정을 되짚어보는 계기로 삼으려고 한다”라고 사과했다.

그러나, LG생활건강은 홈페이지 첫 화면에 ESG 경영(E: Environment, S: Social, G: Governance - 기업 활동에 친환경, 사회적 책임 경영, 지배구조 개선 등 투명 경영을 고려해야 지속 가능한 발전을 할 수 있다는 경영 철학)과 관련해, ‘우리는 아름답고 건강한 지구를 후손에게 물려주기 위해 진정한 계승자로서의 책임을 다할 것’이라며 ‘지속가능한 FMCG(Fast Moving Consumer Goods: 회전률이 빠른 소비재)기업으로서 환경을 지키며 고객에 대한 사회적 책임을 다하겠다’고 올렸고 지속가능경영과 관련해 성과와 수상 실적도 나열해 말과 행동이 다른 것 아니냐는 빈축을 사고 있다. 

LG생활건강은 공허한 말과 구호로만 사회공헌을 떠들지 말고 대기업답게 진정한 ESG 경영을 실천하는 기업으로 거듭나야 한다.

어떤 기업이든 친환경적이고 사회적 책임을 다하면서 지속 가능한 경영을 해야 발전을 이루고 성장해 나갈 수 있다.

한국 대기업의 문제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그들의 오늘날이 있기까지 국민의 기대와 소비를 바탕으로 성장했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되며 소비자야 죽든 살든 돈이 되는 일이라면 서슴지 않고 하는 기업은 이제 소비자의 손에 의해 무너지게 된다는 것도 알아야 한다.

기업을 성공시키고 문 닫게 하는 것은 오로지 소비자의 몫이라는 것을 명심하고 소비자 이익 우선의 기업 경영을 해야 한다.

이와 함께 국민의 건강을 책임진 감독기관인 식품의약품안전처(처장 오유경)도 국민의 건강이 위협당하지 않도록 책임과 의무를 성실히 수행해야 한다.

안창현
안창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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