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세기 제작된 작품으로 불교미술사적 가치가 높은 것으로 평가

【청주일보】 김정수 기자 = 충북도는 "영동 중화사 현왕도"를 충북도 유형문화재로 이달 10일 지정 예고한다고 밝혔다. 

영동 중화사 현왕도
영동 중화사 현왕도

 

현왕은 사람이 죽어 3일 만에 재판을 받는다는 명계(冥界, 사람이 죽은 뒤에 간다는 영혼의 세계)의 왕으로 현왕도는 망자(亡者)의 극락왕생을 기원하기 위해 그린 불화이다. 

현왕도는 임진왜란과 병자호란을 겪으며 죽음을 바로 눈앞에서 목격한 사람들이 죽은 이들의 명복을 비는 마음과 부모를 향한 효심에서 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영동 중화사 현황도>는 불화의 조성 기록인 화기(畫記)가 온전히 남아 있어 제작 연대(1790년), 봉안처(중화사 대웅전), 제작 화승은 물론 당시 불사에 관여한 스님 명단과 시주자의 이름까지 파악할 수 있다. 

<중화사 현왕도>는 화면 중심에 현왕을 중심으로 심판대 앞에는 두명의 성왕인 대륜성왕과 전륜성왕이 홀을 들고 서 있으며, 두루마리를 들거나 펼치고 있는 판관(判官)과 녹사(錄事), 여의와 복숭아를 든 동자(童子)와 동녀(童女)가 표현됐다.

화면 구성과 각 인물 배치가 안정적이며 얼굴과 자세 표현 등이 생동감이 있다. 

우리나라에 현존하는 현왕도는 약 100여 점인데, 이 중 대부분이 19세기 이후 작품이고 18세기에 제작된 현왕도는 <영동 중화사 현왕도>를 포함해 12점이 전해진다. 

<중화사 현왕도>는 충청북도 불교문화의 면모를 밝히는 중요한 의미를 지닐 뿐 아니라 18세기 작품이라는 점에서도 불교 미술사적 가치가 있다.

<영동 중화사 현왕도>는 2011년 미국 크리스티 경매에 나왔는데  영동 중화사 주지와 신도들이 환지본처(還志本處)* 해야 한다는 오랜 노력 끝에 2023년 7월 제자리를 찾았다. 

환지본처(還志本處)는 도난된 불교 문화재가 제자리로 가는 것을 말한다. 

충북도 권기윤 문화유산팀장은 “영동 중화사 현황도가 어떻게 먼 미국까지 가게 되었는지는 알 수 없다”라고 말했다.

이어, “많은 불교 문화재들이 일제강점기, 광복 이후 6·25 한국전쟁을 전후한 혼란기에 약탈이나 도난을 당한 후 불법 거래를 통하여 국외로 밀반출 되었다”고 전했다. 

충북도는 내달 11일까지 <영동 중화사 현왕도>에 대한 각계의 의견을 수렴해 차기 문화재위원회에서 지정 여부를 최종 결정할 계획이며, 향후 해외에 흩어져 있는 충북의 문화유산을 조사해 나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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