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게 프레임 같아…어차피 떠안고 가야 한다고 생각"

【청주일보】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본부장이 4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대장동 개발사업 로비 특혜 의혹 관련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뇌물) 등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23.12.4/뉴스1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본부장이 4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대장동 개발사업 로비 특혜 의혹 관련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뇌물) 등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23.12.4/뉴스1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대장동 개발 비리 의혹'을 은폐하기 위해 극단 선택을 시도한 데 대해 "정진상한테 던져 놓은 말도 있고 그래서 떠안고 가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유 전 본부장은 5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부장판사 김동현) 심리로 열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정진상 전 당대표실 정무조정실장의 대장동 관련 사건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극단 선택을 시도한 당시 심리 상태를 묻는 변호인의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유 전 본부장은 "오피스텔 9층에서 밑을 내려다보니 시멘트였다"며 "여기서 뛰어내리면 바로 죽겠구나 싶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그러면서 "말할 수도 없고 말할 상황도 아니어서 너무 복잡했다"며 "가족에게 미안하고 주변에도 창피하고 온갖 마음이 다 들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유 전 본부장은 "언론부터 검찰 조사 등 모든 게 프레임을 짜놓은 것 같았다"며 "어차피 제가 떠안고 가야 한다고 생각했고 다 책임지려면 어떻게 해야 할지 머릿속으로 스토리텔링을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영학) 녹취록을 어떻게 부인할지, 검찰에 어떻게 답할지, 이재명한테 절대 피해가 없도록 어떻게 해야 할지 머릿속에 되뇌었다"고 설명했다. 

유 전 본부장은 "제일 후회되는 것은 검찰에 모든 사실을 그대로 이야기했어야 했는데 바보처럼 어떻게 변명할까 궁리한 것"이라며 "억울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 전 실장은 2021년 9월 검찰의 압수수색을 받던 유 전 본부장에게 '휴대전화를 버리라'라고 지시해 증거 인멸 교사 혐의를 받는다. 

이날 재판에는 정 전 실장의 증거 인멸 교사 혐의와 관련 변론이 분리 진행돼 공동 피고인인 이 대표는 출석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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