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일보】 김흥순  = 호모 팔락스(Homo Fallax)·속이는 인간, 거짓말하는 인간, 사기꾼 인간

정치인이건 공무원이건 군인이건 거짓말이 일상에 넘치고 있다.

한국인들은 '거짓말을 잘 한다'고 책에서 이야기 한다.

1995년부터 2014년까지 20대 가치관을 조사한 결과 20대들의 타인에 대한 보편적 신뢰도가 32.9%(2005~2009년 조사)에 불과하다고 한다.

이렇게 한국인들이 남을 못 믿고 거짓말을 잘 하는 이유는 역사에 나온다.

한국 역사에서는 거짓말을 잘해야 살아남을 수 있었던 시기가 있었다.

한국 사람은 욕심이 많고 불안해서 거짓말을 잘하거나 잘 속는다.

거짓말에 대한 교육을 못 받은 것도 이러한 현상에 한 몫을 한다 .

거짓말에 관대한 거지근성

2020년 9월에 조사한 결과로 한국 사람들의 생각들을 정리해보았다.

- 정부 지도층 인사들과 권력을 가진 의원들의 셀 수 없는 뻔뻔한 거짓말들도 그것이 무슨 문제란 말인가? 나에게 직접 손해될 일 없는데.

- 그래도 그들은 항상 가진 것 없고 비주류로 살아온 나의 편이었지, 가진 자들 편을 들지는 않았지.

- 구멍 난 국가의 예산이나 늘어나는 국가 부채도 나의 일이 아니다. 어차피 난 세금을 내지 않으니까?

- 내 이웃, 내 동료가 잘되는 꼴은 볼 수 없다., 차라리 다 함께 가난 속에 뒹굴면서 사는 것이 얼마나 편안한 일인가? 현수막의 구호처럼 ‘조금 불편해도 다함께 평등한 아름다운 세상’이 되어가고 있지 않은가?

- 노력하면 더 잘 살 수 있다는 구호, 이 얼마나 황당하고 피곤한 말인가? 경쟁이란 우리 사회의 가장 나쁜 문화이지. 의사가 되는데 성적이 좀 모자라면 어떤가, 봉사정신과 의사가 되고자 하는 그 마음이 더 중요하지. 그 봉사정신은 시민단체가 평가하면 되지 않나?

- 정부가 잘못한다고 핏대를 세우며 얘기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정부의 일들은 대통령도 장관들도 모두 다 우리나라가 잘되자고 하는 일이지 설마 망하라고 이렇게 하겠어? 나라를 망친 것은 오히려 꼰대 당신들이었잖아?

- 거짓말? 좀 어때서, 우리 사회가 언제부터 그렇게 투명한 사회였다고. 선의의 거짓말이라는 말도 있잖아? 다 잘되자고 하는 일인데 말이야. 그리고 속는 놈이 바보지!

- 내일이 왜 중요해, 지금 이 순간이 없으면 내일도 없어. 지금 나에게 돈을 주는 그 사람이 내 주인이지, 얼마나 따뜻한 마음을 가진 사람이기에 나에게 돈을 주지? 내일도 모레도 또 주겠지! 난 그런 사람을 모시고 그런 지도자의 은혜 속에서 행복하게 살 수 있어.

- 경제가 어려워질 수 있다고? 관계없지 나만 어려워지는 것은 아닐 터이니. 배고픈 건 참을 수 있어. 그러나 배 아픈 건 못 참아.

이런 것들을 노비 근성이다. 그들에게는 주인의식이 없다. 그래서 내일도 없고, 자유는 귀찮고 부담스럽다. 그래서 책임도 없다. 거짓말이 일상적인 일이다. 나의 불행과 고통은 모두 남 탓이다. 자유를 갖고 사는 피곤한 삶보다, 착한 주인이 나의 삶을 책임져주면 그것이 행복한 나라이다.

잘 속는 사람에게는 다섯 가지 특징이 있다.

첫째, 과도한 자신감,
둘째, 눈맞춤을 못한다,
셋째, 공감능력 부족,
넷째, 언어 중심의 소통 방식,
다섯째, 타인에 대한 관심 부족.

미국에서는 CIA나 FBI 기관 출신자들이 직접 거짓말에 대한 전문교육을 하고 있다. 한국은 거짓말 하지 말라고 가르치면서도 영악하게 살아야 한다고 모순된 교육을 하고 있다.

책에서는 한국인의 거짓말 신호 25가지를 이야기 하고 있는데 흥미로운 점은 매 신호의 마지막에는 '이 신호들만으로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단정할 수 없다'라는 요지의 말을 한다.

이 말들로, 저자가 거짓말을 하지 않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상위계층의 거짓말로 세상이 움직이는 나라이기 때문에 그래서 사실 거짓말 신호 25가지 내용은 일반인들에게는 별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

“거짓말이 없다면 인류는 절망과 지루함으로 죽어버릴 것이다.” - 아나톨 프랑스, ‘꽃피는 삶’

“지나친 정직은 인간사회를 붕괴시킬 수 있다.”- 데이비드 리빙스톤, ‘우리는 왜 거짓말을 하는가’

인간의 본능은 거짓말이다.

여기에 머리가 좋은 인간들은 거짓말로 무장돼있다.

‘거짓말을 밥 먹듯 한다’는 말은. 과소평가돼 있다.

하루에 아무리 많이 먹어봐야 서너 끼 정도가 대부분이다. 보통 사람도 더 많이 거짓말을 하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된 연구결과도 많다.

아무리 낮춰 잡아도 사람은 하루 평균 10~20번 거짓말을 한다. 거짓말 연구의 대가인 미국 매사추세츠 주립대학 로버트 펠드만 교수의 주장은 더욱 놀랍다.

그는 보통 사람의 60%가 단 10분간 대화에서 세 번 정도의 거짓말을 한다는 실험 결과를 내놨다. 이게 맞다면 웬만한 사람도 거짓말을 밥 먹듯 하는 게 아니라 숨 쉬듯 한다는 말이 맞다.

심하게 말하면 숨쉬는 것 빼고 모두 거짓말이다.

자신이 거짓말을 했다는 사실조차 잘 모른다

펠드만 교수의 실험 참가자들은 비디오로 녹화한 장면을 본 뒤에야 자신이 거짓말을 했다는 사실을 알았다고 한다. 대부분의 사람이 별반 다르지 않다.

거짓말은 최고의 지적 능력이다.

거짓말에는 세 가지 정신적 능력이 필요하다.

1. 상대방의 마음을 읽는 능력이다.

다른 사람의 마음속에 무엇이 들어있는지 제대로 추측할 수 있어야 거짓말이 가능하다.

2. 실행기능이다.

실행기능은 전략을 세우고 추리하는 높은 수준의 정신능력이다.

“알고 있는 사실은 숨기고, 동시에 거짓을 말하고, 그걸 기억하는 능력은 전부 실행기능과 관련이 있다.”

유아교육 전문가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어린아이의 거짓말이 “굉장한 인지적 성취”라고 말했다. 권 박사는 3~5세 아동을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 실행기능이 뛰어날수록 거짓말 능력도 높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3. 창의성이다.

주위에 타고난 ‘뻥쟁이’가 있는 사람이라면 알 것이다. 거짓말인 걸 알면서도 이야기가 워낙 흥미진진해 빠져들게 되는 사실이다..


창의성 높은 학생이 규칙에서 쉽게 벗어난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미국 하버드대 경영대학원 프란세스카 지노 교수는 2014년 ‘심리과학’ 저널에 발표한 논문에서 이런 상관관계를 밝혔다.

창의성이 높은 학생이 시험에서 커닝도 잘하고, 들어가지 말라는 깊은 물에도 잘 뛰어들었다. 도덕적인 가책도 별로 느끼지 않았다.

반대로 말하면 기존의 틀에서 벗어나는 것 자체가 창의성이다.

거짓말도 기술이다.

초보자를 위한 거짓말 제대로 하는 법

많은 사람들이 거짓말쟁이는 안절부절못하고, 가슴에 팔을 포개놓고, 침착하지 못하고, 눈을 못 맞추고, 특히 미사여구를 많이 쓴다고 믿지만 어느 것도 학문적으로 증명되지 않았다.

거짓말은 특정 자세나 동작과 거짓말 사이에는 명확한 연관성이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리하게 거짓말을 하려면 이런 특징을 없애야만 한다. 실제와 상관없이 거짓말의 표시라고 많은 사람들이 믿기 때문이다.

우테 에어하르트, ‘거짓말의 힘’ 중에서

1. 한참을 기다리거나 ‘음-’ 소리를 낸 후 대답해서는 안 된다. 이것은 거짓말의 진짜 단서다.

2. 상단 구석 쪽을 응시하지 않는다. 많은 사람이 이를 거짓말의 증거로 여긴다.

3. 물건을 만지작거리지 않는다. 가책을 느끼면 불안해한다고 믿는 사람이 많다.

4. 경직돼서도 안 된다. 마음이 불편하다는 증거가 될 수 있다. 마음이 불편한 것이 꼭 거짓말을 증명하진 않지만, 그렇게 해석될 여지가 많다.

5. 눈을 맞춰라. 사람들은 상대의 눈을 똑바로 보는 사람은 거짓말을 못한다고 믿는다. 그렇다고 눈을 노려보지는 마라.

6. 허리를 펴고 앉되, 너무 과장되게 하지는 마라. 당당한 사람은 거짓말을 안 한다.
7. 팔을 가슴에 포개놓지 않는다. 많은 사람이 이를 방어로 이해한다.

8. 요점을 말한다. 주제에서 벗어난 장황한 얘기는 지어낸 이야기로 오해를 받는다.

9. 특히 중요한 것 : 정도를 벗어난 상세한 대답과 과도한 단답형 대답을 피한다. 너무 세밀하거나 너무 간략한 대답이 혼합되면 간략한 대답이 날조된 것처럼 보인다.

10. 감정을 표현하고 스스로에 대해 말하라. 사람들은 더 빨리 당신을 믿을 것이다.

11. 초조함을 다른 감정으로 감춰라.

12. 신뢰가 넘치는 분위기를 만들어라. 대화 상대에게 열중하라. 상대방의 자세를 조심스럽게 따라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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