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일보】 김흥순  = 

이준석 "내가 괴벨스면 이대남은 유겐트냐? 멍청한 네거티브" vs 진중권 "이준석, 괴벨스 화법 써

'싸가지' 정치인, .50년 전 DJ·YS도 그랬다

싸가지'란 말은 일상생활에서 자주 쓰인다.

정치권에서도 종종 쓰인다.

주로 소신과 패기를 앞세운 젊은 정치인을 향해 선수를 많이 쌓은 정치인이 애용한다.

한국 현대 정치사의 두 거목인 김대중·김영삼 전 대통령도 젊은 정치인 시절에 비슷한 말을 들은 적이 있었다. 박정희 정권 때인 1970년대 당시 야당인 신민당 유진산 총재는 YS와 DJ가 40대 기수론을 주도하자 이를 '구상유취'라고 깎아내렸다.

구상유취(口尙乳臭). '입에서 아직 젖내가 난다'는 뜻이다. 결국 '싸가지 없다'는 의미다.

40대 기수론은 1970년대 박정희 정권을 견제해야 했던 야당이 안고 있던 중대 정치 과제였다. 1971년 44살이던 김영삼 의원이 제7대 대통령 선거 후보 지명전에 먼저 뛰어들었고, 45살 김대중 의원과 48살 이철승 의원이 잇따라 출마했다.

결과적으로 신민당 대통령 후보는 다수파인 김영삼 의원이 아닌 소수파인 김대중 의원이 되었다.

김대중 후보는 7대 대통령 선거에서 박정희 후보에게 94만표 차로 석패했다. 엄혹한 시대 상황을 고려하면 '졌지만 잘 싸웠다'는 야당의 성과로 기록될 만했다.

결국 큰 위기감을 느낀 박정희 전 대통령은 장기 집권을 위한 유신 체제로 강제 전환한다.

2000년 이후 대표적 '싸가지' 정치인 하면 이해찬 전 국무총리의 보좌관 출신인 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을 흔히 꼽는다.

그는 2003년 4월, 16대 국회의원 보궐선거를 통해 국회에 입성했다. 의원 선서 첫날, '백바지'(흰색 바지)에 라운드 티셔츠를 입고 나왔다.

권위의 상징인 정장 차림을 고집했던 한나라당은 물론이고 민주당에서조차 큰 충격으로 받아들였다. 의원 선서 자체가 미뤄지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유시민 당시 의원은 정장 차림으로 다시 나와 선서를 해야 했다.

이때부터 여의도에선 '백바지'가 '싸가지' 없는 정치인의 대명사처럼 되었다.

"옳은 소리도 싸가지 없이 말하는 재주" 대명사 유시민

2023년 '싸가지' 정치인 이준석

한국 정치사에서 '싸가지' 공격은 주로 젊은 정치인, 진보 세력을 겨냥했다.

단지 예의가 없다는 게 아니라 오만함을 내포한다.

다만 생산적 논쟁이 필수인 여의도 정치권에서 '싸가지'는 논리에 밀렸을 때 오용되거나 과용되는 사례도 있었다.

특정 장면만을 박제해 본질을 왜곡하는 경우다.

현실 정치에선 형식이 내용을 지배하는 경우가 많다.

내용을 먼저 봐야 한다.

형식을 주로 앞세우면 생산적 논쟁이 아닌 정쟁만 팽배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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