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일보】 김흥순  = 예전 이(李)씨 성을 가진 사람은 왕이 된다는 뜻으로, 十八子(십팔자)를 합치면 李(이)라는 한자가 돼서 그런 말이 떠돌았다.

또는 나라를 팔아 먹은 조선왕조를 비하해 이씨조선이라 하다가 꼰대의 유래가 된 이완용 매국사실, 절세 미인이던 며느리 임건구의 강간을 통해 유명한 욕인 十八子식이 완성된다.

요새 이(李)씨 성들이 여러 곳에서 시끄럽다.

18번(十八番)

즐겨 부르는 노래를 흔히 ‘18번’이라 한다. 왜 18번이 애창곡을 뜻하게 된 것일까? 그 유래는 일본의 가부키에서 찾아볼 수 있다.

십팔번’은 일본어 ‘주하치반(十八番)’을 우리 한자음으로 읽은 것이다. ‘주하치반’은 ‘가장 뛰어난 장기(長技)’라는 뜻인데, 주로 ‘노래’에 적용한다. 이는 본래 가부키(歌舞伎)로 널리 알려진 이치카와 가문에 전해 내려오는 교겐(狂言, 재미있는 희극) 가운데 크게 히트한 18가지를 선정해 붙인 이름이라고 한다. 이른바 ‘가부키 교겐 주하치반’의 ‘주하치반’인 것이다.

‘십팔번’이라는 말을 ‘교겐’과 관련된 것으로 보되, 교겐의 18번째 극을 가리키는 것으로 이해하기도 한다. ‘교겐’은 신구(新舊) 18번까지 있는 촌극(寸劇)인데, 그 가운데 18번이 가장 재미있고 우스꽝스럽다고 해서 특별히 그렇게 부른다는 것이다.

유네스코가 지정한 세계무형유산에 등재된 가부키는 1603년부터 시작돼 약 400년이라는 오랜 역사를 갖고 있으며, 대중을 대상으로 한 연극으로 예로부터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아왔다. 따라서 가부키 연기자에 대한 인기와 존경은 상상 이상이었고, 가문 대대로 직업이 이어지기도 했다.

가부키 명가의 7대손인 이치가와 단쥬로가 집안에 내려오는 가부키 연극 중 18개의 명작을 선정했다. 이 중 18번째 작품이 가장 대중들에게 사랑을 받았다. 이후 ‘18번’은 일본의 가부키를 배경으로 우리나라에 전해져 ‘즐겨 부르는 노래’를 뜻하게 됐다. ‘18번’의 유래를 알았으니, 이제 ‘애창곡’이라는 표현을 쓰는 것이 어떨까?

18은 욕일까? 역사의 진실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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