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민석 시인
                        조민석 시인

먹 향이 맛있다


                          조민석 시인


등 굽은 나무들이 먹을 갈고 있다. 

생의 모서리를 지날 때마다 
칠흑 같은 어둠을 해처 나왔던 거목. 

투명한 이슬처럼 영롱하게 
모여 언문을 쓰고 시화를 그리는 
천 년의 학처럼. 

여로의 사계절이 먹이가 되고 
꽃이 피고 꽃이 지는 만년 송의 길. 

마음과 정신으로 씨를 뿌리는 
바람과 구름과 별을 헤아려 본다. 

한 땀. 한 땀. 혼을 다해 
손맛을 내고 올 곳은 낙관 하나 
박음질하는 문인들이다. 

여백의 둥지에서 묵향이 춤을 춘다. 


약력
전남 진도 출신
문학애 시 부문 등단
한국문인협회 정회원
광주 문인협회 정회원
현 광주 문인협회 이사
저서: 제1집 달의 꽃
제2집: 꽃등을 밝혀놓고 외 다수

저작권자 © 청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