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일보】  김흥순  = (1)특권 200개 들고 무소불위 권력 휘두르는 입법독점 헌법기관

(2)국회의원 되기는 쉽고 탄핵하거나 잡아 넣기는 힘든 나라

(3)국회는 고대 소도처럼 성역화라는 방탄 조끼를 입었다.

(4)숫자, 선발 방법, 선거구제, 기탁금 납부 방법 등 모조리 바꿔야 한다.

(5)국민이 국회에 대한 채찍을 들어야 한다.

(6)직업대표성 없는 국가 발전 최대 장애물

4·10 총선에 직업대표성은 없다.

1만 가지 직업 중 공천 받는 인간들을 보면 죄다 판사, 검사, 변호사, 교수. 의사. 기자(방송인), 외교관 등이다.

그것도 현직에 있다가 주요 정당 국회의원 후보로 직행한 사례들이 많다.

모든 길은 여의도 국회로 통한다.

모든 길이 로마로 통할 때 로마가 발전했지만 레밍증후군의 나라 한국에서는 국회가 개판을 쳐도 징치할 방법이 없다. 무노동무임금도 적용 안되고 범죄자들이 국회의원이면 손도 못 댄다.

그들은 하나같이 나라를 위하고 국민 재산을 늘려주고 더 나은 사회를 만들고 싶은 일꾼이라 밝힌다.

현실은 국민을 괴롭히고 나쁜 법을 만들고 싸우고 일도 안 하는 무리들이다.

더 나은 사회를 위해 국회의원이 되어야만 할 수 있는 일도 있겠지만 지금 국회가 그렇게 하고 있는 지를 보면 알 일이다.

정치로 흘러드는 사람들 대부분은 정치를 하지 않아도 자기 직업에서 얻는 보상이 많은 자들이다. 그 일을 제대로 하기만 해도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에 손색이 없는 사람들이다.

그런 점에서 국익보다 자신의 개인 영달을 꿈꾸는 자들이라 생각한다.

타인의 인정을 받기 위한 것이든, 복수심에 비롯된 것이든 말이다.

누구나 정치인 욕을 하는 세상이다.

욕을 얻어 쳐 먹어도 사람들은 국회의원이 되고 싶어 하고 국회의원을 높이 산다. 무슨 일이 생기면 국회의원에 줄을 댄다.

어떤 연구기관의 국가별 직업 인식 조사에서 한국인들은 유독 그런 인식을 보였다.

그럼에도 의문이 다 풀리지 않는 것은 그렇게 욕먹는 국회의원이 되려고 왜 혈안인지 모를 일이다.

한국의 일은 정치 뉴스 밖에 없다.

한국인들은 예로부터 외침과 권력에 시달려서 보통 감옥에 안 가거나 남을 손가락으로 부리는 빽을 좋아한다.

지금은 가장 좋은 빽이 경찰, 검찰, 판사를 마음대로 주무르는 국회의원이다.

다른 직업이 제공해줄 수 없는 국회의원의 매력이다.

대통령도 별 볼일 없다.

국회의원들이 법이나 예산을 통과 시켜주지 않으면 할 일이 별로 없다.

불체포특권이 왜 필요한지 모를 일이다.

보통 시민들은 법에 걸려들지만 국회의원들은 걸려도 쉽게 체포되지 않는다.

현행범인 경우를 제외하면 회기 중 국회 동의 없이 체포되지 않고, 회기 전에 체포됐더라도 회기 중 국회 요구가 있으면 석방된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 활동가 유진우씨는 3월 19일 서울지하철 혜화 역에서 시위를 하면서 놀라운 경험을 했다.

그는 2023년 7월과 2024년 1월 전장연 출근길 선전전 도중 철도안전법 위반 등으로 체포됐다.

하지만, 자신이 국회의원 예비 후보로 등록만 했는데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출근시간대인 3월 19일 오전 8시 서울 종로구 지하철 혜화역에서 출마 기자회견을 열었다.

“역사에서 고성방가 연설 행위 등은 철도안전법에서 금지하니 특정 장애인 단체는 퇴거해주십시오.” 서울교통공사 관계자의 역내 방송이 스피커를 타고 흘러나왔다.

“퇴거 과정에서 경찰이나 공사 직원을 폭행, 협박하는 경우에는 가중 처벌 받을 수 있습니다.” 이번엔 경찰의 경고 방송이 확성기를 통해 나왔다.

그 사이로 휠체어를 타고 빨간색 점퍼를 입은 사람이 마이크를 잡고 목청껏 외쳤다. 그는 “이곳은 장애인의 존재가 드러나고 부정 당하는 곳이지만, 권력의 탄압에 맞서 권리가 울려 퍼지는 가장 정치적 공간”이라며 출마선언문을 발표했다.

이날은 체포되지 않았다.

중증 뇌병변장애로 목사의 꿈을 접은 그는 자신이 이번 총선의 노동당 비례대표 2번으로 확정됐다고 알리며 “다양성이 존중 받는 사회, 쫓겨남이 없는 사회”를 만들겠다고 했다.

국회의원 후보가 된 것이 방탄조끼로 작용한 것일까.

현직 국회의원이라 해서 입이 틀어 막혀 끌려나가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시위하다가 체포되지 않을 정도의 방탄이라도 희구하는 사람들이 있다.

국회의원만 가지는 방탄조끼 국민 모두가 나눠 가지자.

국회의원의 방탄조끼는 벗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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