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생 반영된 결과' 강조하던 한동훈 "공수처·민주당 정치질" 민주당, 쌍특검·1국조 촉구…"국기 문란 핵심 피의자"

해외 도피' 논란을 일으킨 이종섭 주 호주 대사가 21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을 통해 귀국한 후 차량으로 이동하고 있다
해외 도피' 논란을 일으킨 이종섭 주 호주 대사가 21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을 통해 귀국한 후 차량으로 이동하고 있다

 

【청주일보】 해병대 채모 상병 순직 사건 외압 의혹으로 수사를 받는 이종섭 주호주대사가 자진 귀국하면서 여야 충돌이 2라운드로 접어들었다. 국민의힘에선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를 겨냥하기 시작했고, 더불어민주당은 불이 붙은 정권심판론을 끌고 가는 데 주력했다.

이 대사는 이날 오전 9시 35분분쯤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해 "체류하는 기간 동안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와 일정이 조율돼 조사를 받을 기회가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 대사는 내달 10일 치러지는 총선까지는 국내에 머물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즉각 공세에 나섰다. 홍익표 민주당 원내대표를 비롯한 다수의 민주당 의원은 이날 새벽부터 인천국제공항을 찾아 이 대사 도착을 기다리며 피켓 시위를 했다. 이들은 해병대 채 상병 사망사건 수사 외압 의혹 진상 규명과 이 대사 임명 철회를 촉구했다.

이재명 대표는 채상병·이종섭 대사 특검과 채상병 국정조사 등 쌍특검·1국정조사를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날 광주 현장 선거대책위원회의에서 "이 대사는 국기 문란 사건의 명백한 핵심 피의자"라고 지적했다.

총선을 남긴 20일 동안 이 대사에 대한 공세 수위를 끌어올리고 다시 불이 붙은 정권심판론을 최대한 끌고 가겠단 의도로 풀이된다.

반면 국민의힘은 이 대사의 귀국이 '민심이 반영된 결과'라고 강조하면서 공수처가 빠르게 수사를 시작할 것을 압박하고 나섰다. 야당의 공세가 선거용 '정치질'이라고 규정하고 여론 뒤집기에 나선 모습이다.

한 위원장은 이날 대구 달서구에서 열린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 선거사무소 개소식에 참석해 "국민의 뜻을 어떻게든 좇아보려는 국민의힘의 뜻으로 이종섭 대사가 귀국했다"며 "아직 (수사) 준비가 안 됐다면 공수처와 민주당이 총선을 앞두고 정치질을 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충청권역 공동선대위원장인 정진석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공수처는 미진한 수사 상황이 있다면 즉각 이 대사를 소환 조사하고 그를 임지로 돌려보내야 한다"며 "지금 공수처는 수사를 하겠다는 게 아니라, 야당의 억지 주장에 편승해서 정치 행위를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정하 중앙선대위 공보단장도 이날 논평을 통해 "공수처 고발 후 7개월여를 끌어놓고서도 아직 준비되지 않았다면, 그저 공수처의 무능을 고스란히 드러낸 것일 뿐"이라며 "4년에 한 번 국민의 대표를 뽑는 선거를 앞두고 민주당과 한 몸이 되어 정쟁거리를 제공하며 입장문을 내고 언론플레이에 앞장서는 수사 기관은 지금까지 대한민국에 없었다"고 말했다.

정치권은 이 대사 논란이 총선에 미칠 파장에 주목하고 있다. 이 대사가 자진 귀국하면서 악화하던 여권 여론의 급한 불은 껐지만, 정권심판론이 되살아난 이상 수도권 등 격전지 선거에서 국민의힘에겐 여전히 악재로 남을 거란 평가가 우세하다.

여권 내부에선 이 대사가 자진 사퇴하면서 논란을 불식시켜야 한단 분위기도 감지된다. 안철수 공동 선대위원장은 이날 MBC라디오에서 "만약 이 대사가 거취 문제로 고민한다면 스스로 고민하고 결단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김태호 의원도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종섭 대사의 귀국이 여론 무마책이 아니라 사태 해결의 시발점임을 확실히 보여줘야 한다"고 했다.

[사진=뉴스1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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