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일보】 김흥순  = 3월 21일은 ‘이슬람국가(IS) 궤멸’ 5주년‘이었다.

이를 기념해 워싱턴근동정책연구소에서 ‘이슬람국가(IS) 궤멸’ 5주년 기념식 열렸다.

이언 매캐리 미 국무부 대테러국 특사는 기념연설을 통해 “2019년 3월23일 연합군은 IS의 마지막 영토를 해방했으며, 이는 IS가 다시는 부활하지 못하도록 하기 위한 이정표였다”고 말했다.

러시아 모스크바의 한 공연장에서 IS 내 가장 큰 분파인 호라산(IS-K)의 소행으로 알려진 끔찍한 테러가 일어나 130여명의 목숨이 희생된 건 바로 그 다음날이었다.

신냉전과 두 개의 전쟁으로 세계가 양분된 지금 IS가 부활하기 가장 좋은 때다.

세계는 테러에 가장 취약한 순간이다.

대테러 활동은 뒷전이고, 오히려 테러는 전쟁 불쏘시개로 이용된다.

러시아는 IS-K 소행 가능성이 높은 테러임에도, 별다른 근거 없이 “우크라이나가 저지른 일”이라고 전쟁을 정당화하는 명분으로 삼고 있다.

전쟁의 비극이 계속되는 세상에서 이제 민간인들은 언제, 어디서 터질지 모를 테러 공포까지 떠안게 됐다.

한때, 시리아의 3분의 1, 이라크의 40%를 통제하며 위세가 대단했던 IS가 전쟁으로 인해 다시 살아나고 있다.

IS(이슬람국가) 패퇴를 목표로 단결했던 미국 주도 연합군과 이란·러시아가 신냉전 시대에 서로 다른 길을 가기 때문이다.

IS의 부활은 각자 이익을 위해 두 개의 전쟁을 치르느라 여념이 없는 지금의 갈라진 세계 지형과 무관치 않다.

역사에 만약이 없다지만, 만약 미국이 중국과 무역 전쟁을 통해 견제에 총력을 기울이느라 아프가니스탄에서 성급히 발을 째지 않았다면 IS-K가 아프간을 발판 삼아 다시 날개를 펼칠 일은 없었을 것이다.

만약, 가자지구 전쟁으로 중동 정세가 이렇게 혼미하지 않았더라면, 존재감 과시에 목마른 IS-K가 2024년 1월 이란 한복판에서 자살폭탄 테러를 저지르지 못했을 것이다.

만역,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을 일으키지 않았더라면, 이리 쉽게 모스크바 심장부가 뚫리는 일도 없었을 것이다.

이슬람국가(IS)는 급진 수니파 무장단체인 이라크-레반트 이슬람국가(ISIL, ISIS로 일컬어지기도 함)가 2014년 6월 29일 개명한 단체다.

2014년 6월부터 이라크와 시리아를 중심으로 세력을 확장했다. 이후 IS는 중동은 물론 유럽에서도 테러를 자행하며 전 세계에 공포를 안겼으나, 2017년 7월과 10월에 걸쳐 각각 이라크 모술과 수도인 시리아 락까를 잃으면서 와해됐다.

이후 2019년 3월 시리아민주군(SDF)에 의해 마지막 근거지였던 바구즈까지 상실해 유명무실해졌으나 세계 정세 변화에 따라 부활하고 있다.

미국은 무역전쟁, 세계 곳곳의 전쟁 대처, 미국내 선거 등으로 정신이 없다.

러시아는 러시아대로 얼마전 끝난 대선,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정신이 없다. 정보기관의 관심은 온통 새로 점령한 우크라이나 영토 관리에 있다.

모스크바를 겨냥한 테러 계획이 임박했다는 미국의 경고까지 “우리를 겁주려는 적들의 교란작전”으로 일축해버렸다.

러시아 경찰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정적인 알렉세이 나발니 추모자와 반전 운동가를 색출하는 것만으로도 바빴다.

(사진)러시아 모스크바 크로커스 시청 콘서트 공연장에서 테러 공격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애도식. 콘서트장 밖에 "We arst. 22.03.2024"라는 촛불들이 놓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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