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일보】똥개, 분견(糞犬) 또는 변견(便犬)이란 예전에는 먹을 것이 없어 아이들이 똥을 싸놓으면 핥아먹고 성장하는 개를 통칭 똥개라고 불렀다.

똥개는 아이들이 싸는 똥을 치워줌으로 청소를 하는 긍정적인 역할을 하였으며 우리주변을 늘 맴돌아 일명 누렁이라고도 불렸다.

누렁이는 우리에게 친숙한 존재로 비록 아이들의 똥을 먹고 살기는 했지만 제법 주인을 따랐고 밤에는 짐승들과 도둑을 물리치거나 집을 지켜 주기도 했다.

여름한철에는 사람의 온기를 보양해주는 보양식으로도 쓰여 똥개는 우리사회에 없어서는 안 되는 중요한 존재였다.

이런 똥개가 먹을 것이 풍부해진 현대에 와서는 잡견 보다는 어여쁜 애완견을 너도나도 키우면서 충실한 머슴 역할을 하던 누렁이처럼 똥이나 먹고 한없이 순종하던 개는 사라지고 말았다.

현대의 애완견은 조그맣고 예쁘고 성깔이 있는 개를 애완견이라 칭하고 사람들은 좋아 한다.

애완견은 그 개의 어여쁨에 탄복해 개를 좋아하는 사람이 와서 탐을 내면 못이기는 척 애완견 주인은 개를 내줘 주인이 바뀌는 일도 현대에 와서 많아졌다.

주인이 바뀌면 애완견은 먹을 것을 챙겨주는 사람을 주인으로 섬기며 갖고 있는 어여쁜 재주를 부리거나 갖은 아양을 떨기도 한다.

그러면 새 주인은 애완견의 재주와 아양에 흥겨워 먹을 것을 주기도 하고 머리를 쓰다듬어 주기도 하며 사랑을 무한정 나눠 주기도 한다.

새로 영입된 애완견은 애견가의 극진한 환대로 원래 주인이 키우던 개들의 의기소침한 모습과는 달리 기대감에 가득차고 부러운 눈초리로 바라보는 주위의 시선으로 만족감이 온몸을 감싸고돌아 최고라는 착각을 일으키게 되어 세상을 다 얻은 것처럼 스스로 최면에 빠져들어.

주변상황을 착각한 개는 주인의 눈에 들기 위해 전에 키워준 주인마저 외면하고 나아가 자신이외의 모든 사람을 무시하는 행동을 보여 주인마음을 흡족하게 해주나 먼저 있던 개들은 겉으로 좋아하는 척하나 자신들의 처지처럼 언제 차이고 차여 골병이 들지 숨죽여 지켜보고 있다.

주인의 과도한 사랑으로 끝없이 우쭐해진 애완견은 본능적인 동물의 습성 상 서열을 가리기 시작해 밥 챙겨주는 주인의 아래에 있는 사람들을 무시하는 싸가지 없는 행동을 서슴없이 해 주위 사람들의 비난이 높아지기도 한다.

주위의 비난이 높아지거나, 좋은 것도 매일 보면 질린다는 옛말처럼 주인도 이런 애완견의 행동에 싫증이 나는 경우가 생기며, 때로는 애완견이 주인을 뛰어 넘는 이상한 행동을 해 주종관계가 괴상해지는 경향도 있어 주변의 비난 강도가 더욱 거세진다.

이런 일이 생기면 주인은 사랑보다는 애증이 생겨 애완견 처리에 주변 사람들의 눈치를 보기 시작하며 골머리를 앓기 시작한다.

주인은 고민을 하다 보면 애완견에 대한 사랑이 식어지고 귀찮아져 다 그런 것은 아니지만 길거리에 애완견을 버리는 경우가 생긴다. 애완견이 길거리에 버리고 돌봐주는 사람이 없어지면 좋은 말로 유기견이라고 하며 현대에서는 그 개를 똥개라고도 부른다.

현대판 똥개는 길거리를 헤매다 운이 좋아서 다시 구조되면 옛 주인이나 또는 새로운 주인을 만나기도하지만 대부분은 안락사를 당하는 것이 그들의 운명이다.

사람의 주종관계도 이와 같아 유방을 도와 천하통일에 위대한 업적을 남긴 한신도 죽는 상항에 처해서야 '토사구팽'의 이치를 깨달았지만 이미 때는 늦었고, 장량도 스스로 불타죽는 비극으로 끝났다.

정당의 혼란으로 야기된 작금의 순간에도 나라의 안위를 걱정하는 소수의 정치인들도 있지만 난장에 보따리 장사치처럼 좋은 목만 쫒아 다니는 현대판 똥개의 성향을 띤 위정자들 너무 많아 국민들의 나라에 대한 고민이 더욱 깊어지고 있다.

내년1월 공직사회 인사를 앞두고 지방자치 단체장에게 자기 몸을 불사르며 충성을 다하는척 하는 사람들이 있으나 "정치는 생물과 같다"는 말이 있듯이 민주주의라는 정치구조는 대세를 따를 수밖에 없으므로 마지막에는 도덕적으로나 정치적으로 죽음만 맞이하므로 처신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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