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용체
【충북·세종=청주일보】 김용체 = 詩人은
음지쪽에 질경이 자라날 적에 ,
개울가에 달맞이꽃 피어날 적에 산 아래 무지개 걸린 듯이 자신을 보라고 했습니다.
별의별 사는 길이 다 있었건만 지구전 펼칠 힘이 너무 모자라 시 쓰는 일 하나마저도 밤비에 주어 버리고 40여년 세월도 엉겁결에 주어 버린 자신을 참으로 멍청하고 무식한 자식이라고 자신을 영 철없는 소견머리로 자괴 했습니다.
지랄 같은 내면의 더러운 심사를 산 아래 무지개 걸린 듯이 자신을 보라고 했습니다.

詩人은
죽음의 때 급한 발로 찾아오시어 한목숨 건지려 하는 것을 예감하면서, 그 낌새를 눈치 챘다고 하면서도 그것은 쥐도 새도 모르는 하늘나라 일로 맡겨두었습니다.
그 까짓게 뭔데 반문 하면서도, 영 철없는 소견머리로 탓하면서도 그래도 아름다운 인간사를 풀 길이 없어 버릇대로 고집대로 한 일 이었다고, 헛맹세로 인생을 허비했다고
아직은 때 이른 영원 앞에 자신을 고백했습니다.

아침이면 바다로 갑니다.
바다에 작은 꿈을 담궈 봅니다.
지는 해를 바라보면서 귀가를 서두릅니다.

줄포만 갯벌을 가득히 매우고 바람을 몰고 오는 밀물도 좋고
언제 갔는지도 모를 정도로 축축한 흔적을 남기고 간 썰물도 좋습니다.

바쁜 일상의 하루하루들, 하나님이 주신 것만큼 만 세상을 탐하고자 합니다.

자신이 부끄러운 것은 자신의 행동에 있지 않고
믿음에 대한 부족함에서 온다는 말씀이 이아침을 새롭게 합니다.

이 봄날에 어떤 꽃은 가고 없지만 아직도 피는 꽃이 있어
바람을 흔들어 대는 또 하나의 바람을 가슴에 담을 수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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