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거리 인사가 낳은 무기력증 도출 …위기 닥치자 부서별 협조 체제 붕괴

▲ 【충북·세종=청주일보】 지난 4일 오후 9시 57분 이음부 파열로 단수된 사고 현장에서 복구 지휘를 하던 이승훈 청주시장이 물이 나오기 시작한 800mm 수도관을 조심스럽게 지켜보고 있다. 남윤모 기자

【충북·세종=청주일보】남윤모 기자 = 지난 1일 오후 6시부터 이어진 청주시 용정·금천·용암동, 탑·대성동 일대 7000여 가구 단수사태로 4일간 고통을 입힌 인재에 대해 시민들의 눈길이 싸늘해지고 있다.

지방자치가 실시되면서 구 청주시는 제1대 김현수 시장 제2대 나기정 시장, 제3대 한대수 시장, 제4대 남상우 시장, 제5대 한범덕 시장까지 단임으로, 제6대 현 이승훈 통합 청주시장으로 까지 이어지고 있다.

청주시 공직사회는 지방자치시대로 선출직 시장시대가 도래하면서 이를 빌미로 개인의 영달을 위해 줄을 잘 섰던 일부 공직자들이 출세가도를 달리거나 내부 권력을 쥐고 흔들었다.

이를 지켜보던 또 다른 패거리들이 경쟁적으로 지방자치 선거에 개입해 선거가 반복 될수록 이들의 선거개입은 교묘해 지고 있으며 청주시정의 혼탁도가 날로 심해지고 있다.

이에 따라 일부 특정계보인 지연과 학연이 중심인 패거리들이 선거 결과에 따라 희비가 엇갈리면서 이에 비례해 청주시의 정책이 소수 토호세력과 비호세력들을 위한 행정 편의주위로 빠지기 시작했다.

이들은 지연과 학연에 연관된 특정 시장을 당선시키기 위해 부단한 노력을 기울였으며 선거결과가 의도대로 도출되면 개인의 영달이나 패거리들의 교합에 총력을 기울였다.

지방선거 승전보는 이들이 시정에 깊숙이 개입해 승진 및 요직 인사나, 정책 이권에 개입해 시민들의 의중과는 상관없는 정책이 난무해 예산을 탕진하거나 시민들의 마음을 상하는 일이 많았다는 것에 대다수 시민들이 체감하고 있다.

한술 더 떠 외부의 선거꾼들과 결탁한 일부 공직자들은 내·외부 카르텔을 형성해 개인이나 지연·학연에 속한 패거리들의 사익을 위해 시민을 무시해 왔다.

그들의 정책을 비판하거나 지적하는 일부 올곧은 공무원들에 대해서는 인사권자인 시장에게 모략과 모함을 일삼아 불행한 일을 만들었으며, 일부 언론인, 일부 시민단체들에도 패거리의 위세를 믿고 오만을 부려 결국 모든 불이익을 선거를 다시 치루는 시장에게 돌리는 악순환이 거듭되고 있다.

불이익을 우려한 일부 공직자들은 특정계보에 소속되기 위해 속된말로 학연에 속하기 위해 학교를 다시 입학해 다녀야 한다거나, 심지어 고조부나 사돈의 팔촌, 또는 조상의 고향까지 들춰내 연관성을 찾고 역량 있는 패거리가 지연으로 삼고 있는 지역으로 이사를 해야 한다는 웃지 못 할 농담까지 생겨나고 있다.

이런 풍토속에 지연과 학연 등 큰연고가 없는 제6기 이승훈 통합 청주시장이 당선되자 지역토호들과 비호세력들의 시정 인사권이 정책 관여가 연고가 있던 역대 민선시장 때보다 간섭이 많아 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통합 후 정책의 혼란은 최근 상징물(CI) 파동으로 항명 파동과 의회 대립이라는 아픔을 겪었고, 지난달 10일 4·5급 간부들의 승진 및 전보를 했으며, 7월 27일 5급 이하 6·7급 승진 및 부서 이동 등 약 500여명의 인사를 단행한 지 불과 1주일도 안되어 청주시 역사상 최악의 단수 사고가 터졌다.

단수사고가 나자 위기에 처한 청주시의 공직사회가 안일한 상황 판단미숙으로 골든타임까지 놓치며 실기해 단수지역 시민들의 분노를 샀다.

▲ 【충북·세종=청주일보】 지난 4일 오후 9시 45분 이음부 파열부분의 막바지 복구 작업에 피치를 올리고 있는 현장 모습. 남윤모 기자

위기가 닥치자 기민하게 대처해야할 각 실·국의 간부들이 안일한 대처로 위기대응 매뉴얼이 휴지가 되면서, 돌려막기식 요직 독점인사의 폐단이 한꺼번에 드러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실제 행정의 촉수이며 말단인 일선사업소나 구청 읍·면·동 사무소 직원들의 일선 현장 공직자들은 본청위주의 독점인사에 대한 불만이 시간이 흐를수록 팽배해지고 있으며, 촉수가 점점 마비돼 가는 현상에서 터진 상수도 사업본부의 단수사고 대처능력은 이미 예견된 것으로 생각되고 있다.

본청의 하부조직인 사업소나 구청 읍·면·동사무소의 대민 행정 서비스는 조직의 명령체계가 허물어지면서 민낯을 드러내기 시작하는 시점이다.

이들 본청을 제외한 구성원들은 아무리 열심히 일해도 승진이나 인사에 대한 인센티브는 본청에 들어가지 않는 한 기대 할 수 없다는 것이 통설로 굳어지고 있다.

일부 패거리들을 위한 이상한 인사시스템으로 인해 청주시는 스스로 대민 행정서비스를 소홀히 해 민원을 유발하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으며 사람에 비유하면 스스로 손발을 묶는 어리석은 행동을 하고 있다는 비난을 면하기 어렵게 하고 있다.

공직 내 기피부서인 대중교통 부분, 사회복지 부분, 환경 부분, 농지기반 부분, 하수처리 부분, 하천과, 농업과 등 민원인과 부딪치는 부서는 일단 기피하는 것이 공식화 돼 있다.

구청주시와 구청원군의 통합으로 요직을 장악한 특정지역 일부 간부 공직자들은 특정지역 출신 직원들을 기피부서로 내몰고 있으며 이번 사고가 난 상수도 사업본부 역시 특정지역 출신 직원들이 50% 이상 근무하고 있어 이에 대한 인사 불균형 체계를 시급히 정비해야 할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최근 들어 사업소 또는 4개 구청이나 읍·면·동에서 권위나 권한 없는 직전상사에 대한 항명이 줄을 잊고 있지만, 신상필벌이 실종된 현 청주시 인사체계가 이를 해결하지 못하고 오히려 방관하고 있어 사태가 더 심각해지고 있는 실정이다.

민원인들을 직접 대면하는 일선사업소나 4개 구청, 읍·면·동의 중견 간부들은 권위가 없어지면서 이들을 통제할 수단을 잃었으며 부서의 하위직 직원들의 크고 작은 항명에 직면하고 있어 속병을 앓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충북·세종=청주일보】 단수사태가 완전히 복구돼 만수위로 물이 차오른 충북 청주시 지북동 정수장 모습.남윤모 기자

그렇다고 민원인을 만나는 현장이나 일선부서의 간부들에게 신상필벌을 할 수 있는 권한이나 권위가 주어진 것도 없다. 오로지 본청 인사과의 눈치만 살피고 있어 일선부서 중견간부들의 불안감이 가중되고 있다.

이런 항명 파동이 소문나면 일선 간부들의 능력을 의심받아 향후 공직생활에 지장이 생겨 곤란한 점이 많아 참고 넘어가거나 쉬쉬하고 덮는 경우가 많다.

소수의 문제성 있는 하위직 공무원들은 이를 악용해 근무태만을 하거나 명령을 거부하는 등 제멋대로의 공직생활을 이어가고 있으며 이런 근무여건 속에 사업소나 구청에 신출내기 공무원들을 배치해 이들의 향후 공직생활에도 악영향을 끼쳐 이들이 헤쳐 나갈 청주시 미래의 공직사회가 암울해 지고 있다.

청주시가 인사철만 되면 승진의 줄을 잡기 위해 본청요직으로 진입하려는 공직자들의 로비가 극성을 부려 이를 이용한 본청 요직 간부들의 백태가 이어지고 있으며, 주변의 지방토호세력과 비호세력들의 인사청탁 또는 행정편의에 대한 물밑 거래가 성행하는 폐단이 이어지고 있다.

이런 주변 청탁인사나 패거리들의 요직 독점인사로 청주시의 행정의 신뢰도와 청렴도가 더 추락하고 있다는 점에서 청주시 인사시스템에 대해 전면적인 재검토가 있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통합 청주시는 7급에서 6급 승진 권한을 4개 구청장에게 권한을 일임 한다는 계획을 발표 했으나, 진행 된 것은 없고 시간이 지날수록 인사에 대한 본청의 독점이 강화되는 기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이번 상수도 단수사고로 공직사회가 보여준 일련의 무기력한 대응능력은 위기에 처한 청주시 공직사회의 수준이하의 민낯을 드러낸 일면으로 통렬히 지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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