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충북·세종=청주일보】이석호
【충북·세종=청주일보】이석호 자유 여론가 = 20대 국회 유감, 혹시나 했더니 역시 - 똥물을 끼얹던 그 시절이 그립다!

"총리의 부하 직원이야?

대한민국 국회의원이야?

이렇게 저질 국회의원들하고 같이 국회의원 한다는 것이 정말 창피해 죽겠네"

20대 국회라고 뭐 다를소냐. 그 밥에 그 나물이지. 이에 대한 언론의 보도 행태를 보면, 한쪽이라도 품위를 지킨다면 이런 파행이 벌어지지 않을 텐데 다 똑같은 수준이라 이성을 잃고 싸운다며 양비론으로 습관처럼 보도하는 편이다.

어느 언론도 본질을 직시하지 않는다. 하지만 국민의당 김동철 의원이 청와대의 시녀를 자처하는 새누리당 의원들의 저열한 수준을 비판한 건 제법 속시원하다. 그렇다고 야성을 지닌 참 야당의 존재를 실감하는 건 물론 아니지만.

이 나라 국회는 지난 시절이나 지금이나, 매우 애석하게도 몇 십년이 지나도 예나제나 전혀 변한 게 없다. 그래도 굳이 왕년의 국회를 떠올린다면 박정희 독재 정치와 부패 정치를 추종하는 썩을대로 썩은 국무위원들을 향해 향긋한 파고다공원산 분뇨를 투척하는 의기라도 있었던가. 지금 국회는 그런 이도 거의 보이지 않는 기회주의 소인배들의 집합소에 불과하니 차라리 그 시절이 흠씬 더 괜찮은 국회였다고 할 수 있으려나.

20대 국회의 첫 파행을 축하한다. 앞으로 더 극렬하게 싸우길 바란다. 60년대 어느 국회의원이 구린내 나는 정치판에 똥물을 끼얹던 무용담을 상기해도 무방하리라. 어차피 토론할 줄 모르는 입법부 수준이 하루 아침에 변할 리가 있겠나. 오호애재라, 이 모든 게 한낱 촌부의 인품에도 미치지 못하는 지질한 이들로 국회를 채운 대리민주주의(짝퉁민주주의) 신봉자들의 탓이려니.

오늘은 60년대 똥물을 뒤집어쓴 그 독재정부가 경부고속도로를 준공한 날을 기념하는 '도로의 날'이라고 한다. 이미 오래 전에 도로율이 200%를 상회하는 속도지상주의공화국에서 오늘 만큼이라도 도로를 불매하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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