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세종=청주일보】김흥순 = ‘자고로 흥하고 망한 나라를 보라. 모든 원인은 어진 신하를 등용했느냐, 아니면 간신을 등용했느냐에서 판가름났도다.’ - 중국 춘추시대부터 진(秦)나라 통일까지의 550년 역사를 풀어쓴 ‘열국지’의 마지막 문장

군인즉신직(君仁則臣直)-바른말 하는 신하가 있어야 성공한 군주가 된다. - ‘자치통감’
‘수서’ 이악전에 보면 공자(孔子)의 제자 언언(言偃)에 다음과 같은 말이 나온다.

자신이 모시는 군주(리더)와 공을 다투면 틀림없이 군주의 단점을 떠들게 돼 결국은 욕을 당하게 된다. 친구와 공을 다투면 사이가 멀어지게 된다(事君數, 斯辱矣 ; 朋友數, 斯疎矣).

오늘날로 보자면 이 말은 적절치 않다.
누가 세웠건 모든 공을 군주에게 돌리라는 봉건적, 수동적 사유 방식을 강조하기 때문이다. 물론 예나 지금이나 자신이 세우지 않은 공을 가로채거나 남이 세운 공을 인정하지 않으려는 풍조는 여전하다.

하지만 백성과 다투는 정치가 가장 못난 정치라 했듯, 부하들과 공을 다투는 리더가 가장 못난 리더라 할 것이다.

그런 점에서 이 말은 부하가 아닌 리더의 처지에서 되새겨봐야 한다.
지금 우리네 정치의 상황이 영락없이 이 꼴이다.
양보란 있을 수 없는 듯하다.
권력을 목숨처럼 여기는 자들의 싸움이기 때문이다.
권력투쟁의 계절이다. 권력전쟁의 계절이다.

권력(權力)이란 단어에서 ‘권(權)’은 저울추를 말한다.
달고자 하는 물건의 무게를 알기 위해 저울의 균형을 잡는 추다. 따라서 권력은 힘을 나눈다는 뜻이 된다. 말 그대로 ‘Balance of Power’다. 힘을 나눌 줄 알아야 무게를 정확하게 달아 균형을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달고자 하는 무게가 바로 민심이다.

따라서 민심을 제대로 달려면 권력을 나눌 줄 알아야 한다.
정치의 본질이 바로 여기에 있다. 지금 정치가들은 권력을 그저 움켜쥐는 것으로만 아는 단세포적 수준을 못 벗어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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