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세종=청주일보】김흥순 = (1)‘삼성 뇌물 재판’ 44회, 장충기 미전실 사장 관가 인사 동향 파악해
(2)취업·협찬 청탁 문자 무더기 발견

삼성 미래전략실 차장으로 ‘대관업무’를 총괄 담당한 것으로 알려진 장충기(불구속기소) 전 삼성그룹 사장은 정계·언론계·관(館)계 인맥을 망라한 ‘로비스트’였다. 검찰 간부·대법관 인사 동향까지 파악하고 있었는가 하면, 그의 휴대전화에선 각종 인사·협찬·알선 등 청탁 문자가 무더기로 발견됐다.

장 전 사장 휴대전화
△검찰청 고위 간부 인사 동향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 인사 동향
△한국가스공사 임원 인사 동향
△대법관 관련 인사 내용
△법무부 감찰관 인사 검증 등의 문자메시지가 발견됐다.
취업 및 금전지원 청탁 등 민원 문자도 줄줄이 발견됐다.
△전경련 임직원 아들의 취업 청탁
△삼성 계열사 취업 청탁
△사외이사 인선 청탁
△삼성 계열사 비상임고문직 임기 연장 청탁
△코트라(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간부 소개 청탁
△언론사 협찬·광고비 지급 유지 청탁 등이 적힌 문자가 나왔다

독대 전, 대통령과 교감 증거도 나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삼성 측 피고인들이 ‘대통령 말씀자료’와 관련해 사전 협의가 없었다고 주장하는 가운데, 특검 측은 이를 반박하는 장 전 사장의 문자를 제시했다.

“장 선배님 불쑥 죄송합니다. 오늘 11시 BH 회동 관련 참고하세요. 월마트, 마이크로소프트, 스타벅스 등 미국 대기업 17곳 10만개 청년 일자리 창출. 안그래도 지금 VIP 에게 가장 중요한게 노동개혁인데 그에 대한 협조의 뜻을 밝히면 좋아할 것 같습니다. …(후략)…”

‘미국 대기업 17곳의 10만 개 청년 일자리’ 언급은 청와대가 2015년 7월25일 이재용 부회장과 대통령 독대를 대비해 작성한 ‘삼성그룹 말씀자료’에 나오는 내용과 일치한다. 삼성그룹 말씀자료 각주 부분엔 ‘월마트, 마이크로소프트, JP모건, 스타벅스 등 17개 대기업이 2018년까지 청년층 10만개 일자리 제공’ ‘완전고용, 시간제고용, 인턴 직업룬련 등 이를 위해 8월13일 시카고에서 박람회 개최할 예정’ 등의 내용이 적혀 있다.

박주성 검사는 “피고인들은 말씀자료와 관련해 삼성그룹 현안을 청와대 쪽에 보내준 적이 없다고 하지만 문자내용과 말씀자료 각주 내용이 정확히 일치한다”며 “삼성이 말씀자료 내용을 사전에 청와대 측에 보내준 것에 대한 증거로서 의미가 있다”고 주장했다.

삼성 측 변호인은 정부인사 관련 동향 문자에 대해 “발신인 대부분 장충기와 개인적 친분이 있는 사람이거나 기자들로서, 단편적 정보를 전달받은 것에 불과하다”고 반박했다.

변호인은 “3년치 문자를 입수해 늦게 제출할 정도로 양이 많다고 밝힌 바 있는데, 그렇게 많은 문자 중 제출 내용이 이런 내용”이라면서 “이 사건 공소 사실과 어떻게 연관되는지 알지 못한다. (문자가) 사건 막바지에 겨우 제출됐다는 점을 지적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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