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세종=청주일보】김흥순 = 신은 좋은 것은 마약속에 넣어둔 모양이다.

대마는 삼으로 한국에서는 하늘과 땅을 오가는 식물이다. 한때는 한국인의 옷감으로 한때는 마약으로 이제는 의료용으로 변신중이다.

삼의 섬유는 직물·모기장·밧줄·어망·제지원료 등에 이용되고, 삼의 열매는 기름을 짜서 식용으로 하거나 등불기름·비누·바니시·페인트 등에 이용되고 깻묵은 사료와 비료로 이용된다.

특히, 털에서 나오는 진은 해시시라 하여 환각을 일으키는 작용이 있다. 이것을 말린 것이 대마초다.

뇌전증(일명 지랄병, 간질) 등 희귀·난치 질환 환자의 '대마' 성분 의약품 수입·사용이 합법화됐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국내에 대체 의약품이 없는 희귀·난치질환 환자들에게 해외에서 허가된 대마 성분 의약품을 수입해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 개정안'이 11월 23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고 밝혔다.

앞으로 희귀·난치질환 환자는 자가 치료용으로 대마 성분 의약품이 필요하다는 의사의 소견서를 받아 보건당국에 제출한 뒤 한국희귀·필수의약품센터를 통해 해당 의약품을 공급받을 수 있게 된다.


대마는 국내에서 수출입과 제조, 매매 등의 행위가 전면 금지돼 있다. 그러나 대마 성분을 함유한 '칸나비디올(CBD) 오일이 뇌전증 등의 신경질환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환자들을 중심으로 국내에서도 허용해달라는 요구가 많았다. 지난해에는 뇌전증 환아를 둔 부모가 대마 오일을 치료용으로 쓰기 위해 국내에 들여오다 검찰 조사를 받기도 했다.

식약처는 "이번 법률 개정으로 희귀·난치질환 환자의 치료 기회를 확대하고, 특히 소아 뇌전증(간질) 환자가 적절한 치료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본회의에서는 소아 당뇨, 루게릭병 등 희귀 질환자가 필요한 의료기기를 적기에 공급받을 수 있도록 하는 의료기기법과, 위해 우려가 있는 수입식품의 경우 검사 없이 통관 보류할 수 있는 제도를 도입하는 방안도 통과됐다.

그동안 대마는 헴프씨드나 아마씨 드으로 불리며 환각작용이 없는 것은 식품으로도 유통됐다.


대마(大麻), 삼(학명 Cannabis sativa L.)

곧은 뿌리는 지하 30∼40㎝까지 뻗어 들어가지만, 곁뿌리는 왕성하게 발달하지 않으므로 잘 뽑힌다.

높이는 온대에서 3m 내외이지만 열대에서는 6m까지 자란다. 줄기는 세로로 골이 져 있고 유조직(柔組織) 안에 내초섬유(內鞘纖維)가 형성되어 있는데, 이것이 우리가 이용하는 인피섬유(靭皮纖維)이다.

잎은 모양이 손바닥 같고 5∼9개의 작은잎으로 되어 있는데, 줄기 아래쪽에서는 마주나고 위쪽에서는 어긋난다. 재배할 때 성글게 심으면 가지를 많이 치지만, 빽빽하게 심으면 꼭대기에서 약간의 가지가 나올 뿐이다.

삼은 단일성 식물로서 풍매화며, 불완전화로 자웅이주(雌雄異株)인데, 대체로 암나무가 수나무보다 길고 크며 가지침이 적고 마디 사이가 길다.

이러한 자웅의 특징은 불량한 환경에서 생육하였을 때 더욱 뚜렷하게 나타난다. 또, 일반적으로 수나무는 개화하여 화분을 비산(飛散)시키고 곧 말라죽지만, 암나무는 쉽게 시들지 않는 특징이 있다.


수량은 암나무가 많고, 품질은 수나무가 우수하다. 꽃은 7·8월에 피며 연한 녹색이다. 수과(瘦果)는 약간 편평한 난상 원형이며 딱딱하고 회색이다.

원산지는 중앙아시아로 알려져 있고 4000여년 전 볼가강유역에서 재배하기 시작하여 유럽에는 기원전 1500년경에 전파되었다. 중국에는 신농시대부터 알려졌고, 기원전 500년경의 ≪서경≫에는 삼으로 시(枲)와 저(苴)가 있다는 식물학적 기록도 있다.

우리 나라에서도 ≪삼국사기≫에 삼에 관한 기록이 있는 것으로 미루어 오래 전부터 재배되었을 것으로 추측된다. 삼은 고려 말 문익점(文益漸)이 목화의 씨를 들여올 때까지 우리 의료의 주종을 이루었다.

광복 후 계속 감소되어 1951∼1959년에는 평균 재배면적 1만 정보에 7,000t을 생산하던 것이, 1975년에는 2,000정보에 2,500t을 생산하였고, 현재는 농림통계연보에 기록도 되지 못할 정도로 감소되었다.

품질이 우수한 삼을 수확하기에 알맞은 기후는 생육기간 중 온난하고 때때로 비가 내려 습기가 높으며, 성숙기에는 기온이 높고 건조한 기후이다.

저온에서도 발아하지만 평균기온이 10℃ 정도가 되어야 발아가 고르고 빠르므로 보통 파종은 3월 하순에서 4월 상순 사이에 한다. 종자는 이랑너비 25∼30㎝로 줄뿌림하는 경우가 많지만, 60㎝의 두둑에 흩어뿌림을 하기도 한다.

섬유를 목적으로 재배할 경우 신장에 중점을 두어 질소질비료를 많이 사용하고, 길이 6∼7㎝일 때 한번 솎아준 다음 15∼18㎝일 때 또 한번 솎아주어서 고르게 자라도록 한다.

주요 병충해로는 세균병·잘록병·균핵병·도둑나방·조명나방·삼좀벌레 등이 있다. 삼은 일찍 수확하면 섬유의 외관은 좋지만 장력이 약하고 수량이 적고, 늦게 수확하면 수량은 많지만 섬유의 빛깔이 좋지 않고 조강해지며 품질이 떨어지는 단점이 있다.

생활민속적 관련사항
새끼줄에 걸어 햇볕에 말린 것은 피마(皮麻)라 하고, 이 피마를 물에 불려서 마만대(麻挽臺) 위에 놓고 조피(粗皮)를 삼톱으로 훑어낸 다음 다시 건조시킨 것은 정마(精麻)라 한다.

우리 나라에서 재배되고 있는 품종으로는 평창종·영선종·경남종·고원종·전남재래종·강원재래종·이천재래종 등이 있다.


대마와 관려된 사자성어 -마중지봉(麻中之蓬) -《순자(荀子)》〈권학(勸學)〉편

삼 밭에서 자라는 쑥이 붙들어 주지 않아도 곧게 자라듯 사람도 주위환경에 따라 선악이 다르게 될 수 있음을 뜻하는 한자성어.

麻:삼 마
中:가운데 중
之:갈·어조사 지
蓬:쑥 봉

'삼 밭의 쑥'

"서쪽 지방에 나무가 있으니, 이름은 사간(射干)이다. 줄기 길이는 네 치밖에 되지 않으나 높은 산 꼭대기에서 자라 백 길의 깊은 연못을 내려다 본다. 이는 나무줄기가 길어서가 아니라 서 있는 자리가 높기 때문에 그런 것이다. 쑥이 삼 밭에서 자라면 붙들어 주지 않아도 곧게 자라고, 흰 모래가 진흙 속에 있으면 함께 검어진다(蓬生麻中 不扶而直 白沙在涅 與之俱黑). -(중략)- 이런 까닭에 군자는 거처를 정할 때 반드시 마을을 가리고(擇), 교유(交遊)할 때는 반드시 곧은 선비와 어울린다. 이는 사악함과 치우침을 막아서 중정(中正)에 가까이 가기 위함이다."

마중지봉은 윗글의 "봉생마중 불부이직(蓬生麻中 不扶而直)"에서 취한 것이다.

앞의 "봉생마중"을 그대로 쓰기도 한다. 쑥은 보통 곧게 자라지 않지만, 똑바로 자라는 삼과 함께 있으면 붙잡아 주지 않더라도 스스로 삼을 닮아 가면서 곧게 자란다는 뜻이다. 다시 말해 하찮은 쑥도 삼과 함께 있으면 삼이 될 수 있다는 말이니, 사람도 어진 이와 함께 있으면 어질게 되고 악한 사람과 있으면 악하게 된다는 것을 비유한 것이다.

사람이 생활하는 데 환경이 중요함을 함축한 말로, 이와 같은 뜻을 지닌 한자성어로는 근주자적(近朱者赤)·근묵자흑(近墨者黑), 귤화위지(橘化爲枳), 맹모삼천지교(孟母三遷之敎)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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